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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9호 대안학교 이슈
작성자 운영자 작성일 2008-03-28 11:05:06 조회 9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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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의 교육정책과 기독교대안학교


임태규 / 기독교대안학교연맹 사무총장


우리나라 교육계의 주된 논란이 역시 교육의 자율성과 평등성의 문제에 있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부터 이 논란은 지난 정부보다 훨씬 더욱 심화되고 있는 듯하다. 그 경중이야 어떻든 간에 이 문제는 적어도 우리나라에서는 풀기 어려운 숙제임에 틀림없다. 과거 노무현 정부는 소위 일컫는 교육에 있어서의 3불 정책 기조 아래 교육의 평등성이 강조되어왔지만 이명박 정부는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교육의 자율성에 무게 중심이 실려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현 정부가 추구하는 교육정책의 목표는 아주 분명하다. 학교 교육을 정상화시켜 사교육비를 절감하고 일류국가에 필요한 경쟁력 있는 우수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하여 학생들의 능력과 소질 적성 그리고 지역적 상황 등을 고려하여 다양한 학교를 많이 만들고, 30조나 되는 사교육비를 절감하여 국민들의 교육 고통을 해소하며, 대입 자율화 정책을 실시하여 학생들의 입시 부담과 학습 부담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학습수요자들은 학교 교육에 만족하게 될 것이고 또 사교육비의 온상의 주범이 되어온 영어 교육이 공교육에서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기 때문에 사교육비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대입제도도 1단계로서 대학으로 하여금 내신과 수능 반영 정도를 자율화하고, 2단계에서 수능과목을 축소하며, 3단계에서 비로소 대학이 다양한 전형 방법으로 학생들 선발하는 완전자율화를 실시하게 되면 아이들을 대학 입시지옥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라는 희망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이와 같은 교육정책 속에 들어 있는 교육철학은 나름대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 틀림없다. 국가 통제적 교육 정책에서부터 학습 수요자 중심의 교육정책으로 전환하고, 교육에 있어서의 자율성을 극대화하려는 정신이 내재되어 있다. 교육은 학습 수요자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과 소질과 적성 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어야 하고 또 학교는 학습 수요자가 자신이 추구하는 세계관과 가치관에 맞는 학교를 선택할 수 있는 자유가 주어져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래서 현 정부는 이 정신의 기초 위에서 교육의 평등과 사교육비 절감 문제를 이야기하겠다는 것이다. 국가는 단지 공교육 현장에서 공경한 경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장을 마련해주고 동시에 학교 교육만으로도 충분히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면 된다는 논리인데, 설득력 있는 이야기이다.


그러나 교육 평등론자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 논리는 참으로 어색해 보인다.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다양한 학교들을 많이 만드는 것까지는 좋은데 특별히 입시경쟁을 부추기는 자립형 사립학교의 수를 늘이는 것은 현실적으로 사교육을 더욱 조장시키고 교육의 양극화를 가져올 것이 자명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또한 교육의 평등성을 앞세우는 세력들은 현 정부가 내 놓은 대입제도의 개선책에 대해서도 비난의 화살을 아끼지 않는다. 사실상 대학이 서열화 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어떤 대입제도를 내놓아도 학교교육은 입시 위주의 교육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고, 학교는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래서 시민사회측과 진보세력들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서 거의 힐난에 가까울 정도로 사정없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송인수 '좋은교사' 전 상임대표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대국민 사기극이다”라고 외칠 정도이다.


이와 같은 교육의 평등성에 무게 중심을 두는 사람들의 주장이 전혀 근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벌써부터 사교육 시장은 들먹거리기 시작하고 있다. 학습 수요자들은 어릴 때부터 입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현장 학교에서는 수월성 교육 방안, 학력 향상 방안에 고심을 하고 있다. 교육이 추구해야 할 본질적 목적을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고 오직 입시경쟁에 혈안이 되어 가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고 보면 이들의 주장은 분명히 옳은 것 같다. 하지만 교육은 본질적으로 경쟁을 수반하는 활동이지 않는가? 교육적 행위는 이미 경쟁을 전제로 하고 있는 것이다. 정말 열심히 공부하여 좋은 대학에 진학고자 하는 학습 수요자들의 열망을 교육 평등이라는 이름으로 제한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그리고 우수한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경쟁하는 것을 굳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그러면 기독교대안학교는 새 정부의 교육정책 대해서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옳은가? 먼저 기독교대안교육은 새 정부가 내세우는 교육정책과 일치하는 부분이 있음을 인정한다. 교육에 있어서의 자율성을 존중하고 학습자의 다양한 욕구들을 충족시켜주어야 한다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은 기독교대안학교들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새 정부의 교육정책에는 어떤 교육이 훌륭한 교육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대안이 뒷전에 있다는 것이 문제이다. 좋은 교육은 좋은 교육목적에서 비롯된다. 기독교대안학교는 학생들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창조한 세계에 대해 책임 있게 반응하며 자신의 삶 속에서 복음을 증거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확장하는데 귀하게 쓰임 받는 그리스도인이 되도록 돕는 교육을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위하여 교육의 자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어떠한 경우라도 기독교대안학교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기독교대안학교가 추구하는 교육 본래의 목적이다. 그러나 가장 염려하는 것은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기독교대안학교들의 세속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점이다. 벌써부터 어떤 기독교대안학교들은 영어 특성화학교로 탈바꿈을 시도하기도 하고 또 어떤 학교들은 수월성 교육에 깊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떤 교육이라고 할지라도 입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것이 기독교교육의 본질적 가치를 우선할 수는 없다.


그리고 입시 경쟁으로 인하여 소외되는 학생들보다 크리스천 리더들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기독교대안학교들의 성향은 비판의 대상이 된다. 교육의 기회균등이라는 원칙도 기독교적 입장에서 보면, 이 원칙이 모든 사람들에게 동등하게 적용되는 것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오히려 소외되고 병들고 약한 자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정의롭다. 기독교는 힘 있는 자들 편에 서 있는 종교라기보다는 오히려 힘없는 자의 편에 서 있는 종교이다. 최근에 등장하는 기독교대안학교치고 학교 부적응학생이나 문제아들을 위한 학교가 없는 것도 문제가 된다. 기독교대안학교가 지향하고 있는 대안성이 무엇에 대한 대안인가를 깊이 고민해 본다면 현재 우리나라 기독교대안학교의 문제가 무엇인지를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찌하든 새 정부 출범 후 속속 발표되는 일련의 정책들을 미루어 보았을 때 앞으로의 우리 교육은 학습수요자들의 학교선택권과 학교 교육기관의 자율성이 증대되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 분명하다. 그리고 교육 현장도 교육 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변화될 것이다. 거의 대부분의 교육정책이 양날의 칼을 지니고 있음을 불 때,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또한 기독교대안학교 진영에게는 양날을 칼로 작용할 것이다. 기독교대안학교교육의 정체성을 한껏 높일 수 있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인지 아니면 기독교대안학교의 세속화의 길을 재촉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는 기독교대안학교들의 몫으로 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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